memory/타인의생각

루시드폴 인터뷰

장캔디 2007. 12. 25. 12:42

t: 그건 전업 음악가에 대한 일종의 공포가 있다는 얘기처럼 들린다.

루시드 폴: 있다. 심정적으로 나는 항상 전업 뮤지션이지만, 음악으로 먹고 사는 것에 대한 공포가 있다. 개인적으로 집에 워낙 굴곡이 많아서, 너무 너무 많았기 때문에 내게는 그런 공포가 있다. 배고픈 게 싫다. 추운 것도 못 참고. 그래서 월급을 받을 수 있는 데에서 일하고 싶었다. 100만원도 좋고, 150만원도 좋으니까. 가족들 생활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일종의 트라우마가 있다. 다른 사람들처럼 용감하게 뛰쳐나가서 하고 싶은 걸 할 수가 없다. 그래서 유학도 월급 주겠다는 이유 때문에 선택한 일이었고, 지금도 돈 주니까 하는 거다. 돈 안주면 내가 공부를 왜 하는가. 안 할 거다. 대신, 돈을 많이 벌고 싶은 욕구는 정말 없다. 배만 안 고팠으면 좋겠다. 이런 말에 대해서 내가 약하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, 실제로 나는 그렇다. 그건 다 인정한다. 그게 나니까. 그러면서 결혼까지? 말이 안되는 거다. 그런데 웃긴 건, 이제 나이를 좀 먹으니까 오히려 처음보다는 조금 더 용감해지는 것 같다. 더 겁을 내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못 먹고 살까라는 생각도 든다. (웃음) 이런 고민이 내가 선택해야할 시기와 맞물리면 좀 더 폭 넓게 생각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. 솔직히 어떻게 할 지, 아직 결정을 못 내렸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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